[미래포럼]창업하려면 소프트웨어(SW) 능력을 갖춰라
특히 요즘은 클라우드, 공개SW, 앱스토어 등 IT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 SW 창업이 더 쉬워졌고 성공 여부도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SW를 개발할 줄만 알면, 자본이 없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좋은 아이디어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서 신속히 고객을 확보하고, 큰 투자를 얻어 내고, 수익을 내게 된다. 이런 현상을 `가벼운 창업`이라고 한다. 4개월 만에 4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해 1조원에 팔린 인스타그램이 대표 사례다. 이래서 수많은 20대 젊은이들이 SW 창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젊은이들도 쉽게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준비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망할 회사는 빨리 망하게 하되 그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석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SW능력이 창업의 필수 도구다. 설사 다루는 서비스나 상품이 SW가 아니더라도 판매나 홍보를 위해 인터넷과 SW활용 능력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정부에서 부는 창업 나팔을 따라 다니는 많은 젊은이들 중에는 SW 능력이 없는 사람이 많다. 서비스 구축이나 SW 개발은 남이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요즘 능력 있는 개발자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SW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하고 급히 창업에 뛰어드는 컴퓨터학과 학생들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사)앱센터는 개발자 창업대회 `슈퍼 앱 코리아`를 개최해 코딩 시험으로 참가자를 선발했다. 영국 한 회사에 부탁해 온라인 코딩시험을 실시했다. 세 문제를 두 시간 동안 자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해 제출하도록 했다. 창업에 관심 있다는 개발자 175명이 응시했다. 학생과 직장인이 반반 비율이었고 300점 만점에 평균 103점에 그쳤다. 동일한 문제의 세계 평균 133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0점짜리가 57명이었다는 것이 놀랍고, 여성 응시자가 6명뿐인 것이 안타깝다.
바람직한 정부 창업 지원정책은 우리 젊은이에게 SW 개발 훈련을 강하게 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사)앱센터 이사장 profj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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