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정부가 나서야 한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정부가 나서야 한다"
-김진형KAIST교수 과실연포럼서 주장, 과실연 SW특위 발족
9월 24일 열린 과실연 포럼에서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힘 IT코리아'에서 5대 미래전략 등을 발표하긴 했지만, 현재 정부의 현실 인식과 정책으로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살아나기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다. 전문가가 없다보니 현실에 맞지 않은 정책이 나오고 있다는 것.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정책이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여러 부처에서 나누어 진행하면서 통합되지 못한 산발적 정책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정책적 약점에 대해서 정부 지도층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7월 20일부터 발효한 저작권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다른 저작물과 달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교육을 담당하는 자가 수업과정에 제공할 목적으로 복제 또는 배포하는 경우 무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차별적 정책 시행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김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그린 아이넷' 사업도 지적했다. '그린 아이넷' 사업이란 어린아이들이 불온사이트 못 가게 하기 위해 14개 회사의 프로그램을 묶어서 무료로 다운받아가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업의 예산은 총 30억 원으로 홈페이지 제작,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운영비용에 15억원을 사용하고, 남은 15억 원을 나누어 각 회사에 지불한다. 김 교수는 "이는 불온사이트 방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죽이는 시책일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는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위험한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당장 한·인도 FTA의 타결로 인도의 많은 고급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서는 인도의 고급인력이 들어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제작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인도의 엔지니어들이 적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과 제작모두 인도의 엔지니어들이 차지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 개입할 영역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엔지니어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이들을 부릴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과 경험을 지닌 인재들을 배출해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취업률이 대학의 전체 평균보다 낮아지면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공부하기를 꺼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재육성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서 탄소배출권 사업과 같은 국책 사업을 실시할 때에는 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등 소비자의 역할만 충분히 해주어도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는 좋은 인재들을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한·미 FTA 등으로 타격을 입을 농촌경제를 위해 정부가 100조의 보조금을 지원했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이러한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인재 육성 방향과 정책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오재철(아이온 커뮤니케이션즈)사장은 "일본의 경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IT업계에서 1위"라며 작업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사장은 일본은 일에 대한 분업화가 잘 이루어져 있고, 고객의 요구가 명확하며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밤샘 작업을 할 필요가 없고, 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과장님과 부장님의 의견이 모두 다르고 엔지니어의 일에 간섭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바뀔 때마다 엔지니어는 새로이 작업을 해야한다"며 국내 근무환경이 열악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명(SC제일은행 부행장)CIO는 은행에서는 전산 인력이 오히려 너무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현 CIO는 "SC제일은행은 150명의 전산부문 정규직 중 10%가 봉급 1억원이 넘어간다"며 이는 새로운 행원을 뽑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SC제일은행의 전산인력 평균 나이가 43세정도로 노령화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명 CIO는 "한국 금융규모에서 한 은행에 2만 명 이상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임금구조를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미래정보통신 모임 회장)는 국민의 인식 전환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교수들조차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하는 경우가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제값을 주고 구매해야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실무자가 바뀔 때마다 정책도 변한다며 순환보직제를 반드시 해야한다면 부서 밑에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산하기관을 두어 정부는 큰 틀만 제시하고 실무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유길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진흥단장은 "우리가 소프트웨어 산업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삼성과 같은 대표기업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 단장은 "정부에서도 한국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유길 단장은 품질 기술성 평가기준을 만들어 국가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제품의 단가를 낮추는 것에만 치중하기보다 제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근(중앙대) CIO포럼대표간사는 "세계에서 선전하고 있는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소프트웨어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대표선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근 간사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세계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대표선수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선수를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위상을 높여야 연계되어있는 영세업체들도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토론에서는 소프트웨어 산업계가 집단이기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순히 과거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는 것. 소프트웨어 산업이 지식기반사회로 가는데 기본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아가야 한다며 산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 날 포럼후 과실연 소프트웨어 특별위원회도 발족했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이창훈 건국대 교수가 간사를 맡았다. 김진형 교수는 과실연의 집행위원으로 함께 참여하게 되며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지은 과실연 웹진기자(prayji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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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10/13 09:20 | 정부의 역할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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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넷 사업'이 미래 세대들에게 소프트웨어는 무상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교수님의 비판은 매우 신선하였습니다. 피상적으로는 좋게 보였던 정책에, 그러한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아울러 위원장으로 선출되신 점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