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경과 오상수여, 다시 일어서라

안영경 사장과 오상수 사장은 2000년 즈음 벤쳐 붐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안영경 사장은 (주)핸디소프트를 창업하여 20년 가까이 운영해 오다가 최근 회사를 제3자에게 넘기고 소프트웨어 업계를 떠났으며 오상수 사장은 (주)새롬기술을 창업하여 IT 벤쳐 붐을 이르켰다가 옥고도 치루고 현재 쉬고 있다.
둘 다 KAIST 전산학과에서 나와 깊은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다.

KAIST 전산학과의 학풍은 창업을 장려하고 학생들이 재학기간 중에 창업을 준비하는 전통이 잘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 최초의 IT벤쳐인 (주)큐닉스를 창업했던 이범천 박사이래 전산학과 졸업생이 100여개의 회사를 창업하였다. 현재도 잘 나가는 NHN, Nexon, IDIS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창업했던 제자가 한둘이 아니지만 내가 이 두 제자에게 특별한 연민의 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소프트웨어 상품을 갖고 미국 시장에 도전했던 용기 때문이다. (주)새롬기술은 다이알 페드 (이제야 활성화된 Skype 형태의 인터넷 전화 소프트웨어)를, (주)핸디소프트는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소프트웨어을 갖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 둘이 국내에서 창업했지만 곧 미국 시장에 진출하였고, 거기서 어려움을 겪고 결국은 좌절한다.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직접 미국에서 창업한다"고 옆에서 부축였던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다. 박세리가 US Open에서 우승한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었고, 이에 따른 연이은 박세리 Kid의 출현은 우리나라 골프의 세계 제패 계기가 되었듯이  오상수사장이 성공했었더라면 지금 쯤 다수의 오상수 Kid들이 미국 시장을, 또 안영경 Kid가 일본 시장을 석권하고 있을텐데. 안타깝다. 턱걸이만하고 내려왔으니.

한창 바쁘게 현장에서 뛸 때도 안쓰러웠는데 그들이 요즘 어려움을 격는 것을 보면서 더욱 나를 자책한다. 대학 교수로 가지 말고 창업이나 산업 현장으로 나가라고 밀어낸 것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군대에 가면 밥 퍼주는 보직보다는 소총수가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간접적으로 공헌하는 대학 교수의 길보다는 직접적으로 공헌하는 기업가의 길을 가라고 부축였던 것이 지금은 후회된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이렇게 척박한 것을..

몇일전 (주)휴맥스의 변대규 사장을 사무실로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분야에서 성공한 벤쳐들의 성공 요인은 소프트웨어를 업종으로 하되 지적재산권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은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드웨어를 만들어 소프트웨어를 심어 보내는 휴멕스(샛탑 박스), IDIS (감시카메라) 등이나  인터넷상에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문제가 덜한 NHN(포탈), NC Soft, Nexon(Online 게임) 등은 국내에서 성공했지만 순수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만들었던 전문기업은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제값 쳐주지 않는 관행과 불법복제 때문에 고전했다고. 변 사장도 맞장구를 쳤다. 

안영경 사장과 오상수 사장을 비롯한 지금 40대의 전산학과 출신들은 당대 최고의 엘리트들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들이 모여서 당시 신학문이었던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학교에서 회사를  만들고, 동업자를 구했으며, 협력 회사의 네트워크를 만들었으니 이들이 어찌 성공 안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 진출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 미국에서 비지니스 경험이 부족헀고  이들을 끌어 줄 선배가 없었다.

산호세의 한 모텔 방에서 밤 세워 세계 시장 제패의 꿈을 설파하던 오상수 사장의 모습이 떠 오른다. 미 국방성 납품 자격을 획득했다고 의기양양하던 안영경 사장의 모습도 그려진다. 
아직 젊다.  이들이 다시 일어서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소한 이들의 소중한 경험을 후배들과 나눌 수있는 기회는 주어져여 한다. 
또 이들의 용기와 도전정신은 실패했더라도 널리 기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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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교수 | 2009/09/07 23:16 | 인력양성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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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때문에죽은자 at 2009/09/10 11:14
안영경 때문에 주식이 휴지가 되어가서 죽어가는 소액주주입니다. 회사 다 말아 먹고 다름사람에게 넘겼는데 진실을 밝혀 더이상 손해보는 소액주주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Commented by 심재창 at 2009/09/14 15:08
교수님의 글이 감동에 와 닫습니다. 안영경사장과 오상수 사장이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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