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26일
개정 저작권법은 SW산업에 독약
개정 저작권법은 SW산업에 독약
개정되어 7월 23일 시행되는 저작권 법에 엄청난 독소 조항이 있다. 영화나 노래 파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인터넷상에 퍼뜨리는 것을 규제한다고 개정된 법에 삼진아웃제도가 도입되어 많은 네티즌들이 흥분하지만 그 보다 더 나쁜 독소 조항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에 관한 조항이다.
「저작권법」과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하나의 법률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컴퓨터프로그램 저작자에게만 매우 불리한 조항이 삽입되었다. 즉 다른 종류의 모든 저작권은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법 제 45조)”라고 되어 있으나 “프로그램의 경우 2차적 저작물 작성권도 함께 양도된 것으로한다“라는 단서 조항을 달아서 유독 프로그램을 차별하였다. 즉 다른 모든 저작물은 저작재산권을 양도해도 저작자에게 2차적 저작물, 즉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수정하여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이러한 권리에서 유독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만을 제외하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통하는 정부의 정책공감" 이라는 Blog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에 의뢰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했을 경우, 과거에는 주문을 했던 A사에서 프로그램의 사용권만 가지고, 제작을 맡은 B사에서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소유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다시 변경하거나 수정하는 권리도B사가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개정된 저작권법에서는 프로그램을 의뢰했던 A사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권뿐만 아니라 제작된 프로그램을이용한 또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권리 (2차 저작물 작성권)까지 포함하여 저작권 모두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개정된 저작권법처럼 프로그램의 개작권, 즉 2차 저작물 작성권이 모두 주문자에게 있다면 컴퓨터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 하나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려면 여러 가지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한 예로 사용자가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이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성되어 전체 프로그램 저작물의 일부로서 주문자에게 전달된다. 추후 제3의 회사에서 주문한 시스템에서도 사용자를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할 때 개발자는 저작해 두었던 프로그램을 적절히 수정 보완하여 사용한다. 이렇게 자주 사용되는 부품 성격의 프로그램을 공통 모듈이라고 한다.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는 많은 수의 잘 개발된 높은 품질의 공통 모듈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공통 모듈은 개발자의 지적 자산이다. 이를 이용하여 신속히 높은 품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곤 한다.
개정된 저작권법이 실행되면 개발자는 자신이 작성한 SW모듈이라도 재사용할 수 없게 된다. 남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기능을 하는 높은 품질의 공통 모듈을 갖고도 다시 프로그램을 작성하여야 한다. 이는 기존의 SW 성능을 향상시켜서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 가는 SW산업의 생태계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 개정 저작권법에는 프로그램을 특별 취급하고 있다. (제5장의2 프로그램에 관한 특례 항). 저작물 중에서 프로그램의 경우에만 학교나 가정에서 마음껏 복제 사용할 수 있다고 법에서 허용하고 있다. 교육이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엄연한 재산으로 인정한다면 이러한 법 조항은 있을 수 없다. 물질재라면 이러한 조항이 가능했을까? "교육을 위해서는 남의 밭에 있는 채소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조항과 무엇이 다른가?
또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아도 프로그램의 역분석을 허락하는 것도 문제다. 프로그램이란 개발자의 지식, 오랜 연구의 결과 들이 코드화 되어 있는대 이를 역분석하여 알아내게 하는 것을 법에서 허용할 이유가 있을까?
일전에 정부에서 발주한 SW의 소유권을 개발자가 갖도록 하자는 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재정기획부의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용역으로 개발하여 무한 복제 사용하고 소유권 주장으로 해외 수출을 막던 정부 관행을 개선해 보자는 여러 부처의 담당 과장들이 토론에 참석한 의미 있는 모임이었는데 이번 저작권 법 개정으로 이러한 노력을 허망하게 만들었다. 문화관광부가 지적재산권의 주무 부서가 되더니 타 부처와는 협의도 없이 이런 법 개정을 했나 보다. 문화관광부가 소프트웨어산업에 무지했더라도 입법부인 국회는 또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이렇게 개발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프트웨어 산업이 생존할 수가 있겠는가? 대한민국 소프트웨어에는 없는 것이 많다. 돈 버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없고, 대학의 SW관련 학과에는 학생이 없고 지원자도 없다. 정부에는 소프트웨어에 목숨거는 공무원도 업고, 국회에는 관심있는 국회의원도 없다. 그들을 감시할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없고 학생은 배출해도 그들의 진로를 걱정하는 교수도 없다. 오죽 했으면 “대한민국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라는 책이 저술되었을까?
그 동안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산업은 불법복제에 치이고, 명확하지 않은 요구 사항으로 멍들고, 또 머리 수 세어서 값 메기는 관행으로 병들어 있었다. 거기에 이번 저작권법의 독소 조항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죽음을 맞기 전에 저작권법을 속히 재 개정하기 바란다. 여기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죽으면 이는 타살이다. 즉 2009년 7월에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타살되었다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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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by 1월군
# by | 2009/07/26 14:05 | 저작권법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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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가정 내 개인적인 목적의 복사를 허용하는 조항은 과거 2001년부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있던 내용이고 이번에는 개정 저작권법에 흡수되었을 뿐입니다. 교육이나 연구 목적의 예외는 다른 나라 법에도 있고 fair use로 보장하는 것인데 어느 정도까지인지 논란이 있고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reverse engineering을 허락하는 조항도 2001년부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있었고 새롭게 등장한 조항은 아닙니다. 이 정도 제한적인 (호환성을 위한 목적, 역분석 결과 배포 금지) 역분석은 다른 나라들의 저작권법에서도 보편적으로 허락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상이 되는 프로그램과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판매"하는 용도로 이용하는 걸 금지하는 조항은 한국 법이 너무 제한적입니다. 호환성을 위한 목적이라면 파일 포맷이나 프로토콜 호환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 있을 수 있는데 유사한 프로그램 제작을 막는다면 지금 HWP나 알집이 하고 있는 것처럼 기득권을 유지하는 무기로 파일 포맷이나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경쟁을 위해서는 오히려 더 느슨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목적이라도 구매하여 사용하여야 합니다.
지난달 23일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에 엄청난 독소 조항이 있다. 영화나 노래파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인터넷상에 퍼뜨리는 것을 규제한다고 개정된 법에 삼진 아웃제도가 도입돼 많은 네티즌이 흥분하지만 더 나쁜 독소 조항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에 관한 조항이다.
‘저작권법’과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하나의 법률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컴퓨터프로그램 저작자에 매우 불리한 조항을 삽입했다. 즉 모든 저작권은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아니한다(법 제45조)’라고 돼 있으나 ‘프로그램의 경우 2차적 저작물 작성권도 함께 양도된 것으로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통하는 정부의 정책공감’이라는 블로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에 의뢰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했을 경우, 과거에는 주문을 했던 A사에서 프로그램의 사용권만 가지고, 제작을 맡은 B사에서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소유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다시 변경하거나 수정하는 권리도 B사가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개정된 저작권법에서는 프로그램을 의뢰했던 A사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권뿐만 아니라 제작된 프로그램을 이용한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권리(2차 저작물 작성권)까지 포함해 저작권 모두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개정된 저작권법처럼 프로그램의 개작권, 즉 2차 저작물 작성권이 모두 주문자에게 있다면 컴퓨터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
하나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려면 여러 가지 기능이 필요하다. 한 예로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이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성돼 전체 프로그램 저작물의 일부로서 주문자에게 전달된다. 추후 제3의 회사에서 주문한 시스템에서도 사용자를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할 때 개발자는 저작해 두었던 프로그램을 적절히 수정 보완해 사용한다.
이렇게 자주 사용되는 부품 성격의 프로그램을 공통 모듈이라고 한다.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는 많은 수의 잘 개발된 높은 품질의 공통 모듈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공통 모듈은 개발자의 지식 자산이다.
개정된 저작권법이 실행되면 개발자는 자신이 작성한 소프트웨어(SW) 모듈이라도 재사용할 수 없게 된다. 남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기능을 하는 높은 품질의 공통 모듈을 갖고도 다시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한다. 기존의 SW 성능을 향상시켜서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 가는 SW산업의 생태계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아도 프로그램의 역분석을 허락하는 것도 문제다.
프로그램이란 개발자의 지식, 오랜 연구의 결과들이 코드화돼 있는데 이를 역분석해 알아내게 하는 것을 법에서 허용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개발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SW 산업이 생존할 수가 있겠는가.
일전에 정부에서 발주한 SW의 소유권을 개발자가 갖도록 하자는 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기획재정부의 주관으로 개최됐다. 용역으로 개발해 무한 복제 사용하는 정부 관행을 개선해 보자는 여러 부처의 담당 과장이 토론에 참석한 의미 있는 모임이었는데 이번 저작권 법 개정으로 이러한 노력을 허망하게 했다.
대한민국 SW는 없는 것이 많다. 돈 버는 SW 회사가 없고, 대학의 SW 관련 학과에는 학생이 없고 지원자도 없다. 정부와 국회의 관심도 없고, 그들을 감시할 SW 전문가도 없다.
오죽했으면 ‘대한민국에는 SW가 없다’는 책이 저술됐을까. 그동안 대한민국 SW 산업은 불법복제에 치이고, 명확하지 않은 요구 사항으로 멍들고 또 머릿수 세어서 값 매기는 관행으로 이미 병들어왔다.
거기에 이번 저작권법의 독소 조항은 SW산업의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SW산업이 죽음을 맞기 전에 저작권법을 속히 재개정하기 바란다.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 jkim@KAIST.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