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교수의 SW정책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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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에 거는 기대 SW생태계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관행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 SW사업을 한다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20여년전 당시 최고의 수재들이 모여서 SW회사를 만들고 여러가지 소프트웨어 상품을 제작하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살아남은 자는 불법복제를 피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의 포탈이나 게임, 그리고 하드웨어가 개입되는 상품을 만든 자들뿐이었다. 상품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회사들은 많이 문을 닫았다. 20년 운영하던 소프트웨어 사업을 눈물과 함께 접는 제자 안영경 사장에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 기록을 남기라"는 요구가 너무 잔인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가슴이 찟어지고 슬플까? 안영경 사장이 기증한 건물에서 공부하는 KAIST 후배들이 안영경 선배의 이 슬픔을 알기나 할까?  박사과정 중 창업하는 안 사장을 말리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소프트웨어를 복제해도 그 성능이 저하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부품으로 회사 내부에서 생산하는 기업에게는 축복이지만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자 하는 회사에게는 상품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 약점을 강력한 지적재산권 제도로 지켜주지 못하면 소프트웨어 산업은 존재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은 점점 사라져가는 이 시점에 복제의 약점을 피할 수 있는 Software As a Service,즉 SaaS는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한다. 연결하여 사용하는 만큼 지불하는 제도도 흥미 있지만 이런 사용 모델은 불법복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다. 

이 기회를 살려서 정보화의 수준을 한단계 Upgrade하면서 소프트웨어개발도 사업성이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면 한다.

오늘 삼성전자, NHN, 현대자동차를 각각 방문했다. 이 회사들이 왜 성공했을까? 아마도 엔지니어들의 우수한 능력이 성공 요인이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은 앤지니어의 층이 무너지고 있다. 공학 계열에 학생이 기피하고.  누가 이 나라를, 우리 기업을 이끌어 나갈까? 엔지니어를 대접해주지 않으면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다.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다시 한번 SW의 중요성과 SW엔지니어 양성 대책의 시급성을 들었다. 공급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뭔가해야지. 지금 나서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전문가들아 나서자. 뭔가 해야하지 않겠는가?



덧글

  • 정렬 2009/06/22 01:40 # 삭제 답글

    몇 년전 교수님 수업에서도 SaaS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납니다. 또한 글에서 엔지니어를 위한 그리고 나라를 위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SaaS와 더불어, 얼마전 GDC2009에서 유저의 입력을 전송하고 게임의 화면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원천적으로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 역시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엔지니어의 양성과 더불어 도구로써의 엔지니어가 아닌 시대가 오길 기대합니다.
  • 해피신드룸 2010/08/06 16:54 # 답글

    SaaS를 불법소프트웨어에 대안서비스로 보시는군요! 저는 교수님의 생각과 좀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SW기업들이 SaaS방식을 과연 잘 활용할 수 있을까?와 소비자들이 SaaS방식을 쉽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단순한 이슈만으로 주장하시기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사례를 제시해주신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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